[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모로코의 오래된 시장, 수크의 한가운데를 걷다 보면 익숙한 바비큐 냄새와는 결이 다른, 깊고 뜨거운 향이 코끝을 파고든다. 연기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다름 아닌 ‘양 머리’. 불길 위에서 천천히 돌아가며 구워지는 이 머리는 마그레브 지역에서 오랫동안 축제의 상징이자 환대의 음식이었다. 라마단과 제례, 가족 모임 등 중요한 순간마다 등장하는 이 요리는, 고기 한 점의 맛을 넘어 공동체의 기억과 관습을 담고 있다. 여행자는 처음엔 놀라지만, 한입 들어가면 의외의 섬세함과 달콤한 지방의 감칠맛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생김새가 주는 부담을 건너뛰면, 이 요리는 사막의 지혜와 시간을 품은 ‘생존의 조리법’이자 ‘축제의 미식’이다. 양 머리 구이는 모로코가 가진 강렬함을 한 입의 이야기로 풀어주는 음식이다. 모로코에서 양 머리 구이, 즉 ‘부지르(Bouzhir)’ 또는 지역에 따라 ‘메쉬위(Mechoui)’로 부르는 이 요리는 단순한 구이를 넘어 한 시대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북아프리카 유목민들은 도축이 흔치 않았던 시절, 한 마리를 잡으면 버릴 곳 없이 모든 부위를 조리해 먹었다. 머리는 가장 손이 많이 가는 부위였지만, 지방과 젤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남미 대륙의 관문이자 ‘다른 남미’로 진화 중인 콜롬비아는 여행지 이상의 장기 체류지로 주목받고 있다. 과거 치안 문제로 인해 ‘조심해야 하는 나라’로 인식되던 이곳이지만, 최근 몇 년간 도시별로 치안이 개선되고 외국인 체류 제도가 정비되며 ‘한 달 살기’라는 체류형 여행 트렌드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메데인은 ‘영원한 봄의 도시’로 불린다. 해발 약 1 500 m의 계곡지대 덕분에 연중 기온이 20~25℃ 선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한 달 살기 체류자에게 쾌적한 생활 환경을 제공한다. 생활비 측면에서도 우수하다. Numbeo에 따른 ‘Cost of Living in Medellín’ 자료에서는 임대료를 제외한 1인 평균 비용이 약 561 달러 수준으로 나와 있다. 또한, Expatistan 자료에 따르면 45㎡ 규모 스튜디오형 아파트의 월 임대료는 약 2,114,380 콜롬비아 페소(약 504달러, 2025년 10월 기준 환율 1USD=4,200COP 적용) 수준으로 집계된다. 도시 중심부 원룸 임대료는 한 달 약 USD 500~800 수준이며, 외곽/중저가 지역에서는 USD 400선도 확인된다. 이처럼 메데인은 남미 내에서
[뉴스트래블=김응대 칼럼니스트] AI가 여행을 설계하는 시대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떤 숙소가 좋을지, 심지어 어느 순간에 감동을 느낄지도 이제 알고리즘이 제안한다. 수백만 명의 데이터가 쌓이고, 감정 패턴이 분석되며, 우리의 ‘취향’은 수치로 정리된다. 그 덕분에 여행은 점점 더 편리하고, 효율적이며, 안전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 완벽할수록 감정이 사라진다. WTTC(세계여행관광협회)의 2025년 보고서 「The Future of Work in Travel & Tourism」는 AI가 관광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결정적 도구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나 동시에 보고서는 조용히 한 문장을 남겼다. “기술은 감정을 모방할 수는 있지만, 대체할 수는 없다.” 바로 그 지점에서, 여행의 본질이 흔들린다. 호텔 프런트의 미소가 AI의 알고리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 따뜻함은 여전히 ‘인간적’이라 부를 수 있을까. 크루즈사우디의 고객응대 시스템은 승객의 얼굴 표정을 읽어 감정을 분류하고, 구글의 추천 엔진은 사용자의 심리 상태에 맞는 여행지와 음악을 동시에 제안한다. 모든 것이 개인화되지만, 이상하게 모든 경험이 비슷해진다. 예상된 감동은 감동이 아니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국제도시 골든하버 부지에 유럽형 글로벌 웰빙 스파 리조트 조성에 나선다. 인천경제청은 29일 송도지타워에서 테르메그룹코리아와 ‘테르메 힐링&스파 리조트’ 기본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윤원석 청장과 스텔리안 야콥 테르메그룹 부회장, 김인숙 테르메그룹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테르메코리아는 송도 9공구 골든하버 상업시설용지(Cs8, Cs9, 약 9만9천㎡)에 투명 유리 돔 형태의 스파&리조트를 개발한다. 총사업비는 약 85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앞서 인천경제청과 테르메그룹은 2022년 프랑크푸르트 투자유치 설명회에서 MOU를 맺은 뒤, 지난해 부지를 확정하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등 구체적인 절차를 밟아왔다. 올해 6월에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CVC 캐피탈 파트너스와 합작투자법인 ‘테르메 호라이존’을 설립했다. 인천경제청은 내년 1월 시 공유재산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테르메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과 토지 대부 계약 및 본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본사를 둔 테르메그룹은 루마니아, 독일 등에서 웰빙 스파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루마니아
[뉴스트래블=관리자] 2018년 태국 파타야. 참좋은여행 패키지 고객이었던 한 70대 남성이 스노클링 도중 숨졌다. 법원은 이를 단순한 불운으로 보지 않았다. 준비운동 안내, 구명조끼 착용 지도, 안전요원 배치 등 기본적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점을 들어, 참좋은여행과 DB손해보험에 유족 배상 책임을 물었다. 여행사는 단순한 판매자가 아니라 안전 책임자라는 판결이었다. 1년 뒤, 2019년 5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해 한국인 관광객 33명 중 26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이 참좋은여행 패키지 고객이었다. 법원은 2022년과 2023년 판결을 통해 25억 원이 넘는 배상 책임을 확정하며, 다시 한번 강조했다. 여행사는 "상품 판매자가 아니라 고객 안전의 최종 책임자”라는 사실을 분명히 한 것이다. 두 사건은 규모와 배경은 달랐지만, 한국 관광업계가 직면한 현실은 동일하다. 안전을 비용으로 치부하며, 저가 경쟁에 몰두하는 관행이다. 인솔자 한 명이 수십 명을 관리하고, 현지 안전요원은 부족하거나 형식적이다. 고객은 싼 가격에 만족하지만, 그 대가가 생명일 수 있다는 사실은 간과된다. 이제 한국 관광산업은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
(중국=뉴스트래블) 박성은 기자 = 중국 선전 푸톈구 어퍼힐스(UpperHills)에 도심 면세점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선전 바오안 국제공항 국제선 출국객은 출국 60일 전부터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일반 내수 제품보다 11~25% 저렴한 가격에 쇼핑이 가능하다. 일부 품목은 최대 9% 세금 환급도 제공된다. 매장은 3000㎡ 규모로 조성돼 화웨이, HONOR, 비보(ViVO), 인스타360 등 최신 IT 브랜드부터 에스티 로더, 라 메르, 마오타이 등 글로벌 뷰티·주류 브랜드까지 19개 카테고리를 갖췄다. ‘구매 즉시 세금 환급’ 및 ‘클라우드 환급’ 서비스도 도입해 편의성을 높였다. 개장 기념으로 최대 50% 할인, 행운 추첨, 회원 포인트 10배 적립 등 프로모션이 진행된다. 어퍼힐스는 MUJI 호텔과 만다린 오리엔탈 선전이 입점해 있으며, 리안화산 공원·비자산 스포츠 공원과 스카이브리지로 연결된다. 인근에는 선전 스포츠센터, 박물관, 콘서트홀 등 주요 관광지가 위치해 면세 쇼핑과 숙박, 문화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여행 명소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뉴스트래블) 박성은 기자 = 지난의 대표적인 샘은 표돌천(趵突泉)이다. 3500년 역사를 자랑하며 가장 높은 등급의 관광지에 부여하는 5A 등급의 명소다. 투명한 에메랄드 연못 위로 3개의 샘이 나란히 솟구친다. 매초 약 1600리터의 물이 분출돼 하루 쏟아 내는 물이 7t에 이른다. 청나라 건륭황제가 이곳의 샘물로 차를 끓여 마신 뒤 물맛에 반해 ‘천하제일천’이라고 불렀다. 표돌천의 샘물은 1년 내내 18도 정도를 유지하고 있어 한겨울에도 얼어붙지 않는다.
[뉴스트래블=편집국] 서해의 바람이 불어오는 충남 보령시 웅천읍 무창포. 한 세기 전, 이곳은 “한국 최초의 해수욕장”이라 불렸다. 당시엔 바다가 아직 사람의 영역이 아니던 시절이었다. 1928년, 일제 강점기 당시 관료들의 피서용 전용 해변이 일반인에게 개방되면서 무창포는 ‘근대적 피서 문화의 출발점’이 됐다. 바다에 몸을 담그는 것조차 생소하던 시절, 이곳의 모래사장은 도시와 시골을 잇는 여름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그 시간의 영광은 오래가지 않았다. 파도는 여전했지만, 마을의 리듬은 무너졌다. 사라진 모래, 잊힌 사람들1970~80년대까지만 해도 여름이면 무창포 해변은 인파로 들끓었다. 피서철엔 여관과 민박집이 줄지어 서고, 해변가 포장마차에서는 튀김과 수박이 넘쳐났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해변의 모래가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연안개발과 매립, 해류 변화가 겹치면서 모래 대신 돌과 자갈이 밀려들었다. 보령시는 모래 유실 방지를 위해 인공 방파제와 사빈 복원사업을 시도했지만, 원래의 곱고 넓던 해변선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 대천해수욕장이 급성장하면서 무창포의 이름은 서서히 지워졌다. 한때 ‘서해의 진주’라 불렸던 이곳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자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관광의 중심이 바뀌고 있다. 과거 여행은 ‘보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느끼는 것’이 됐다. 세계 곳곳에서 감각을 자극하는 여행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미식은 새로운 문화적 언어로 자리 잡았다. 맛을 통해 한 나라의 정체성과 사람의 삶을 이해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는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관광공사가 제시한 ‘K-테이스트케이션(K-TASTECATION)’ 은 단순한 관광정책이 아니라, 한국이 세계와 소통하는 또 하나의 방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음식은 이제 문화의 언어다한국 미식관광의 성장세는 이미 수치로 증명된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여행자 중 열 명 중 여덟은 ‘음식 체험’을 필수 코스로 꼽았고, 그중 상당수가 “한국 음식을 통해 문화를 이해했다”고 답했다. 음식은 단순히 입맛의 문제가 아니라, 기억과 감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외국인들이 ‘한국’을 떠올릴 때, K-드라마의 장면만큼이나 ‘비빔밥 한 그릇’이나 ‘거리에서 먹던 떡볶이 한입’을 기억한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세계관광기구(UNWTO)는 미식관광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체험형 산업’으로 정의한다. 여행자가 지역에서 머물며 식사를 하고, 그 과정에서 문화와
[인천 섬 특집–프롤로그] 서해의 보물, 인천 섬 여행으로 떠나다 부제 : 서해의 보물섬, 인천으로 떠나는 자연과 역사의 여행 인천 섬 특집① 모래와 바람이 머무는 곳, 덕적도 부제 : 자연의 품에서 느끼는 평화와 자유 인천 섬 특집② 서해 최북단, 바람과 시간의 섬 – 백령도 부제 : 신비한 풍경과 역사의 숨결이 깃든 곳 인천 섬 특집③ 도심에서 가까운 바다, 무의도에서 느끼는 휴식 부제 : 도심 속 오아시스, 자연과 만나는 순간 인천 섬 특집④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섬, 교동도 부제 : 역사가 전하는 오래된 이야기의 향기 인천 섬 특집⑤ 갯벌과 전통 어촌이 살아있는 섬, 자월도 부제 : 자연과 함께하는 전통의 시간 인천 섬 특집⑥ 해양 레저와 풍광이 조화를 이루는 섬, 영흥도 부제 : 모험과 아름다움의 만남, 활기찬 섬 여행 인천 섬 특집⑦ 힐링과 자연 산책, 장봉도에서 만나는 서해의 여유 부제 : 잔잔한 바다와 함께하는 마음 치유의 시간 인천 섬 특집⑧ 작은 섬, 큰 자연의 매력 – 소청도 부제 : 작은 땅에 담긴 무한한 자연의 이야기 인천 섬 특집⑨ 덕적도 부속 섬 – 작은 섬이 전하는 특별한 서해의 경험 부제 : 섬 속 작은 세계, 특별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