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김응대 칼럼니스트] 항공권을 구입하는 순간, 우리는 항공사와 하나의 약속을 맺는다. “정해진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러나 현실은 늘 그렇지 않다. 공항 전광판의 'Delay' 표시는 이제 낯설지 않다. 문제는 이 순간, 항공사가 보여주는 태도다. 대한항공이 2025년 7월 기준 93%가 넘는 정시율을 기록했다는 통계는 분명 인상적이다. 그러나 수치만으로 신뢰를 다 설명할 수는 없다. 저비용 항공사들이 한 번의 지연에 연쇄적으로 흔들리는 이유는 결국 ‘운영 여력’의 문제다. 기체 수, 회전율, 위기 대응 능력 - 이 모든 것이 정시율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항공사에게 정시율은 단순한 퍼센트가 아니라 '경영 철학의 성적표'다. 더 중요한 시험은 약속이 어긋났을 때 찾아온다. 승객에게 보상은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니다. “항공사가 내 시간을 존중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불가항력적인 기상 악화까지 책임을 묻기는 어렵지만, 기체 결함이나 스케줄 관리 실패로 지연이 발생했다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아직도 국내 저비용 항공사 상당수는 쿠폰 제공이나 대체편 연결에 그치며, 승객의 권리를 최소한으로만 보장하
(마카오=뉴스트래블) 박민영 기자 = 세인트 레지스 마카오(The St. Regis Macao)가 지난 1일부터 지중해식 시그니처 레스토랑 더 매너(The Manor)를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이 새로운 콘셉트는 지중해 요리와 마카오의 다문화 미식 전통을 융합했다. 두 지역 모두 수 세기에 걸친 문화 교류로 형성된 요리 유산을 지녔다. '더 매너'는 이러한 문화와 대륙을 넘나드는 섬세한 메뉴를 구현했다. 셰프 미켈레는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프랑스 남부 등 지중해의 요리 전통에서 영감을 받아, 최고급 식재료와 정통 기법을 바탕으로 생동감 있는 전채 요리부터 풍성한 메인 디시, 세련된 디저트까지 폭넓은 지중해 다이닝 경험을 선사한다. 시그니처 메뉴는 그리스식 구운 문어(Greek Style Grilled Octopus)와 피리피리 새우(Piri-Piri Prawn), 그릴에 구운 어린 닭(Grilled Spring Chicken), 해산물 리조또(Seafood Risotto), 바이올렛 호라이즌(Violet Horizon), 해산물 리조또(Seafood Risotto) 등이다. 이밖에 지중해의 낭만과 생동감을 담아 특별히 고안된 바이올렛 호라이즌(Viole
[뉴스트래블=편집국] 제주도의 중심부로 들어서면, 바다의 짠내가 서서히 사라지고 공기가 바뀐다. 습기가 피부에 닿고, 낯선 냄새가 스며든다. 여기는 곶자왈이다. 곶은 숲, 자왈은 덤불을 뜻하는 제주어다. 용암이 흘러 굳은 위에 자생한 수풀이 얽히고설켜, 그 어떤 인간의 도구도 땅을 제압하지 못한 곳. 그래서 이 숲은 오랫동안 ‘금단의 영역’이라 불려왔다. 사람이 멈춘 자리, 숲이 자란다 곶자왈은 제주 섬의 약 6%를 차지한다. 한라산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굳으며 만든 비정형 지대에 나무와 덩굴이 얽혀,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했다. 여름에도 기온이 낮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지하에는 1급수 지하수가 흐르고, 공기는 늘 습하지만 맑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곶자왈은 제주의 지하수 함양량의 48%를 담당하고 있다. 한때 무가치한 돌밭으로 여겨졌던 땅이, 사실은 섬의 생명을 지탱하는 심장부였던 셈이다. 제주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곶자왈은 바람이 숨 쉬는 곳”이라 말했다. 실제로 곶자왈은 제주 지하수의 원천이자, 섬의 ‘폐(肺)’로 불린다. 개발의 경계선에서 그러나 이 숲의 경계는 언제나 위태로웠다. 2000년대 들어 관광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곶자왈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관광산업의 인공지능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그러나 AI 기술의 발전 속도와 달리, 현장에서는 여전히 데이터가 부족하다. 기업 간 데이터의 단절, 공공데이터의 표준화 부재, 개인정보 규제의 불명확성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 기술이 아닌 데이터, 그리고 데이터가 흘러갈 생태계가 지금 관광산업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관광산업 분야 인공지능 도입 지원 방향 연구’는 관광기업들이 AI 도입 과정에서 직면한 핵심 애로사항으로 “양질의 데이터 확보와 관리의 어려움”을 꼽았다. 연구에 참여한 국내 주요 관광기업들은 공통적으로 “AI 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충분치 않거나, 데이터의 품질이 낮아 활용 효율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대기업은 자체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나, 중소기업은 여전히 수기로 입력된 고객 정보, 불완전한 예약 통계, 포맷이 제각각인 이미지 자료를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AI는 학습의 기반을 잃는다. 머신러닝이나 생성형 AI 모델이 고도화되려면 대규모의 구조화된 데이터셋이 필요하지만, 관광 현장의 데이터는 파편화되어 있다. 예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인천은 한국 근대의 문이 열린 도시다. 부둣가의 바람 속엔 바다 냄새와 함께 시간의 결이 묻어난다. 낡은 창고는 카페로 변했고, 철길은 예술의 산책로가 됐다. 그 변화의 리듬은 묘하게 지중해의 항구 도시 바르셀로나를 닮아 있다. 두 도시는 바다를 품고, 항구를 중심으로 세계와 만났다. 바르셀로나가 예술과 건축으로 도시의 혼을 지켜냈다면, 인천은 근대의 흔적을 감성으로 되살리고 있다. 골목마다 오래된 시간의 결이 남아 있으면서도 새로운 숨결이 피어오른다. 개항의 기억, 골목에 남은 시간 인천의 개항장은 근대와 현재가 교차하는 공간이다. 자유공원 언덕 아래, 19세기 일본식 가옥과 서양식 건물이 나란히 서 있다. 붉은 벽돌의 제물포구락부, 개항박물관, 청일조계지의 흔적은 도시의 시작을 증언한다. 이곳은 한때 아시아의 여러 문화가 오가던 창구였다. 거리에는 여전히 외국 상인의 흔적이 남아 있고, 오래된 건물들은 이제 감성 카페와 갤러리로 변해 젊은 세대의 발길을 끌어당긴다. 이 변모는 바르셀로나의 구시가지, 고딕지구와 닮아 있다. 그곳에서도 돌담 사이로 예술가의 아틀리에와 작은 바(Bar)가 공존한다. 과거의 건물이 현재의 삶을 품는 방
[뉴스트래블=관리자] 2024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637만 명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회복세가 본격화되며, 관광업계는 모처럼 활기를 되찾는 듯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회복의 이면에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같은 해 관광수지는 100억 달러 이상 적자를 기록하며, 한국 관광산업의 체질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관광객은 늘었지만, 그들이 한국에서 지갑을 여는 빈도는 줄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002달러로, 2019년 대비 18.3%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인의 해외여행 지출은 131억 달러에 달해, 외래 관광객의 소비(77억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관광객 수는 회복됐지만, 관광수지는 더 악화된 것이다. 문제는 단순한 수치에 그치지 않는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겪는 불편은 여전히 심각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글 지도다. 군사보안상의 이유로 지도 데이터 반출이 제한되면서, 구글맵의 길찾기 기능이 한국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사례다. 2024년 외국인 관광객 불편 신고 중 가장 많은 비중(30.2%)이 구글맵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중국 산둥성 지난시의 남쪽에 우뚝 솟은 천불산(千佛山). '천 개의 부처가 있는 산'이라는 이름처럼 수많은 불상과 사찰이 자리한 이곳은 지난의 유구한 역사와 불교 문화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그중에서도 천불산 정상 부근에 자리한 거대한 미륵대불(弥勒大佛)은 지난을 대표하는 상징이자, 방문객들에게 평화와 환희를 선사하는 존재로 각광받고 있다. 산 정상에서 만나는 황금빛 미소 천불산의 미륵대불은 높이 20미터가 넘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섬세하게 금박을 입힌 이 불상은 익살스럽고도 인자한 포대화상(布袋和尚)의 모습을 하고 있어 보는 이들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안겨준다. 미륵대불로 향하는 길목에선 '佛光普照(불광보조, 부처님의 빛이 널리 비춘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거대한 패방이 방문객을 맞이하며, 여러 층의 계단을 오르면 비로소 황금빛 미륵대불의 온화한 미소를 마주하게 된다. 지난 시내를 굽어보는 불심 미륵대불이 위치한 천불산 정상은 지난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이기도 하다. 울창한 녹음 속에 자리한 미륵대불 뒤편으로는 현대적인 고층 빌딩들이 스카이라인을 이루며 펼쳐져, 고대 불교의 유산
[뉴스트래블=정인기 칼럼니스트]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사건이 잇따르며 여행심리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제 동남아는 겁난다”, “조금 비싸도 안전한 곳으로 가겠다.” SNS에 올라온 짧은 문장들은 여행자들의 달라진 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21일 전국 성인 504명 중 68.5%가 ‘동남아 여행이 불안하다’고 답했다. 단순한 공포가 아니라, 여행 선택 기준이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한때 동남아는 ‘가성비 천국’이었다. 저렴한 항공권, 풍부한 음식, 따뜻한 날씨가 여행을 쉽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 이후, 그 익숙한 공식은 깨졌다. 주요 여행사에서는 캄보디아·필리핀 예약이 줄고, 일본과 대만 문의가 늘었다. 가격보다 신뢰, 거리보다 안정감이 선택의 기준이 된 것이다. 사람들은 여행을 멈추지 않는다. 대신 방향을 바꾼다. 불안한 곳을 피하면서도 여행 욕망을 유지하기 위해, 더 가까운 곳, 더 예측 가능한 환경을 택한다. 이것은 두려움이 아니라, 살아남은 여행 본능의 현실적 조정이다. 팬데믹 이후 우리는 ‘자유롭게 나가는 것’보다 ‘안심하고 돌아오는 것’을 더 중시하게 됐다. 이번 사건은 그 기억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북아프리카의 중심에 자리한 알제리는 지중해의 푸른 해안과 사하라 사막의 광활함 사이에서 독특한 문화적 매력을 발산하는 나라다. 이슬람 전통과 프랑스 식민지 유산이 공존하는 도시 풍경, 고대 유적과 현대적 인프라가 뒤섞인 거리, 그리고 사막의 고요함은 여행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 뒤에는 테러 위협과 치안 불안, 복잡한 출입국 절차 등 현실적인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여행자는 철저한 준비와 최신 안전 정보 확인 없이는 안심할 수 없다. 알제리는 중앙유럽표준시(CET, UTC+1)를 사용해 한국과는 8시간의 시차가 있다. 서머타임은 적용되지 않아 일정 계획 시 시차 적응을 고려해야 한다. 현지 통화인 알제리 디나르(DZD)는 출국 전 반드시 환전해 둬야 하며, 외화 반입 시에는 신고가 필요하다. 대부분 거래가 현금으로 이루어지고, 신용카드 사용은 제한적이므로 필요한 금액을 안전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전은 공인 환전소에서만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여행 경보와 고위험 지역2025년 현재 대한민국 외교부는 알제리 전역에 대해 ‘여행자제’ 경보를 발령하고 있으며, 동부 산악지대와 사하라 남부 일부 지역은
[뉴스트래블 =변준성 기자] 부산 수영구는 오는 9월 27일과 28일 광안리해변 만남의광장에서 ‘2025 광안리 웹툰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웹툰과 라이브 공연을 결합한 문화 행사로, 웹툰 작가의 드로잉쇼와 토크쇼, OST 공연, 초청가수 무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27일에는 배민기 작가의 토크쇼와 가수 순순희의 ‘광안대교’ 라이브 무대가, 28일에는 구은민 작가의 토크쇼와 가수 정상수의 공연이 진행된다. 수영구는 이번 콘서트를 통해 광안리해변을 웹툰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문화공간으로 육성하고,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