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AI는 이미 관광산업의 표준 언어가 됐다. 세계 주요 도시와 글로벌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여행 경험을 재설계하고, 데이터 기반 관광 정책을 운영한다. 그러나 한국의 관광산업은 여전히 ‘시범사업’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의 문제, 이제는 ‘어떻게’가 아니라 ‘어디로’ 나아갈지를 정해야 할 때다. 해외 주요 관광도시들은 이미 인공지능을 관광의 핵심 도구로 삼고 있다. 일본 오사카는 2023년부터 ‘스마트 관광도시 오사카 프로젝트’를 추진해, AI 기반 다국어 안내 챗봇과 실시간 관광 데이터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축제나 이벤트 기간에는 AI가 방문객의 이동 패턴을 예측해 교통 혼잡을 사전에 분산시키고, 상점의 영업시간과 재고 상황까지 실시간으로 안내한다. 관광객은 모바일 앱 하나로 음식점, 교통, 문화행사를 모두 예약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 빈은 도시 전체를 하나의 ‘데이터 생태계’로 묶었다. 빈 관광청은 2020년부터 AI를 활용한 ‘관광 인텔리전스 시스템’을 도입해, 숙박률·방문객 국적·SNS 활동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다. 이를 통해 특정 시즌의 방문객 흐름을 예측하고, 도시 계획과 문화정책에 반영한다.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2035년의 호텔 로비에서는 이제 '직원'을 찾기 어렵다. 체크인은 셀프로, 룸서비스는 드론이, 고객 응대는 인공지능이 맡는다. 그러나 여전히 사람들은 호텔에 ‘사람의 손길’을 기대한다. 호텔리어는 사라진 걸까, 아니면 다른 형태로 진화한 걸까. WTTC(세계여행관광협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자동화는 일자리를 줄이지 않는다, 형태를 바꾼다”고 밝혔다. AI는 단순 업무를 대신하지만, 인간은 더 복합적이고 감정적인 일을 담당하게 된다. 호텔리어의 본질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역할로 재정의되고 있는 것이다. 자동화 이후, 인간의 자리AI가 도입된 호텔에서는 이미 업무의 60% 이상이 자동화됐다. 예약, 결제, 객실 관리, 고객 피드백 분석까지 시스템이 처리한다. 그렇다면 남은 40%는 무엇일까? 그 자리는 ‘감정의 설계’다. 고객의 분위기와 취향을 파악하고, AI가 추천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경험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과거의 호텔리어가 손님을 맞이했다면, 미래의 호텔리어는 손님의 ‘기분’을 관리한다. WTTC는 이를 “감성 지능 기반 역할(Emotion-Driven Role)”이라 부른다. 호텔리어는 기술의 사용자가 아니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중동의 여행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여행의 전 과정을 돕고, 젊은 세대가 주도하는 새로운 여행 문화가 중동 관광산업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사우디·UAE·카타르를 중심으로 한 GCC(걸프협력회의) 지역이 과거 석유 부국의 이미지를 벗고, ‘스마트 럭셔리 관광’의 본고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VisitKorea DataLab)이 공개한 ‘(GCC 및 북부 중동지역) 2025년 10월 관광시장 동향(1차)’에 따르면, 힐튼이 발표한 ‘2026 글로벌 여행 트렌드 보고서’에서 중동 여행객의 60%가 여행 계획 수립과 예약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79%가 브랜드 일관성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답해, 개인화 서비스와 신뢰를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두드러졌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기술 활용을 넘어, AI 컨시어지(여행비서)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가 일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바이와 리야드의 고급 호텔들은 고객 데이터와 취향을 실시간 분석해 객실 온도, 식사 메뉴, 이동 동선을 자동 조정하는 AI 시스템을 도입했다. AI 챗봇이 예약과 일정, 교통까지 관리하는 무인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이스타항공이 오는 10월 26일부터 인천-마나도 노선에 단독 취항하며 동남아시아 노선 확대에 나선다. 마나도는 인도네시아 북부 술라웨시섬에 위치한 휴양지로, 국내 항공사 중 이스타항공이 최초로 직항 노선을 개설했다. 이번 노선은 이스타항공의 첫 인도네시아 진출이자 태국, 베트남에 이은 세 번째 동남아 노선이다. 운항 일정은 10월 26일부터 12월 16일까지 주 4회(수·목·토·일), 이후 12월 17일부터는 매일 운항으로 확대된다. 편도 소요 시간은 약 5시간이며, 인천 출발편은 오후 8시 25분에 출발해 다음날 오전 1시 15분에 마나도 삼 라툴랑이 국제공항에 도착한다. 귀국편은 오전 2시 20분에 출발해 오전 8시 40분 인천에 도착한다. 이스타항공은 이번 노선 개설로 기존 경유 노선의 불편을 해소하고, 마나도를 동남아 신규 여행지로 소개하며 노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계획이다. 마나도는 부나켄 국립해양공원, 마하우 화산, 탕코코 국립공원 등 자연 관광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업계는 이번 취항이 이스타항공의 동남아 시장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향후 이색 지역 중심의 노선 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필리핀=뉴스트래블) 박주성 기자 = 필리핀 루손섬 바탕가스 주에 자리한 따알 화산(Taal Volcano) 은 한적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지만, 언제든 깨어날 수 있는 활화산이다. 따알 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활화산 중 하나로, 화산섬을 둘러싼 따알 호수와 그 안에 또 다른 분화구 호수가 존재하는 독특한 지형으로 유명하다. 이로 인해 '호수 속의 섬, 섬 속의 호수'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으며, 관광객들에게는 빼어난 풍광을 제공한다. 하지만 이 아름다움 속에는 늘 긴장이 공존한다. 따알 화산은 최근 수십 년간 여러 차례 분화를 일으켰으며, 2020년에는 거대한 화산재와 용암 분출로 마닐라 인근까지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현재 따알 화산은 활발한 화산 활동 지대로 분류되며, 필리핀 지진화산연구소(PHIVOLCS)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있다. 아름다움과 위협이 공존하는 따알 화산은 자연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서울=뉴스트래블) 박주연 기자 = 남태평양의 진주로 불리는 타히티(Tahiti)는 118개의 다채로운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아름다운 자연 경관은 전 세계 여행자들의 버킷리스트가 된 지 오래다. 타히티는 바닐라 투어, 샤크&레이 스노클링 등 이색적인 액티비티, 폴리네시안 음식으로 유명하며, 전 세계 흑진주의 약 95%를 생산하는 산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 신화의 섬, 라이아테아 ‘신들의 고향’이라 불리는 라이아테아(Raiatea). 이 섬의 전통적인 이름은 마오리족의 고향 하와이키다. 남동쪽 해안에 기원후 1000년 쯤에 설립된 역사적인 타푸타푸아테아 마라에가 있다. 섬에 발을 디디면 바람을 타고 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바로 바닐라 향이다. 이 섬은 타히티 바닐라(Vanilla Tahitensis)의 80% 이상을 생산해 ‘바닐라 섬’이라고 불린다. 라이아테아는 거대한 라군, 돌산 절벽, 독특한 품종의 초목이 매혹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자연을 사랑하고 역사에 관심이 많은 이들은 꼭 가봐야 할 여행지다. 타히티에서 비행기로 45분 또는 타히이의 페리 터미널에서 보트를 타면 5~8시간이면 작은 지상 낙원에 도달할 수 있다.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서울 성수동의 한 감자탕집 앞에는 요즘 주말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선다. 그중엔 대만과 홍콩에서 온 단체 여행객도, 일본에서 온 혼행족도 있다. 한때 ‘현지인 맛집’이었던 이곳이 외국인 필수 코스가 된 이유는 단순하다. 이들이 찾는 것은 화려한 레스토랑이 아니라, 한국인의 일상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외국인 카드결제 데이터를 보면, 2025년 7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인 메뉴는 국수·만두(55.2%↑), 감자탕(44.0%↑)이었다. 이들은 특별한 한식당보다는 ‘일상 속 식사’로 분류되지만, 외국인에게는 오히려 가장 한국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인에게 평범한 점심 한 끼가 외국인에게는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이유다. 특히 대만과 홍콩에서 감자탕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대만 관광객의 감자탕 소비는 전년 대비 159%, 홍콩은 119%나 늘었다. 대만은 단체 관광 비중이 40% 이상으로 높아, 여러 명이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대형 메뉴의 선호가 두드러진다. 뚝배기에 담긴 국물요리와 함께 나누는 식사는 ‘함께 먹는 문화’라는 한국의 정서를 직관적으로 체험하게 해준다. 현지 음식에서는 쉽게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넓고 둥근 회색빛의 얇은 빵, 인제라(Injera)는 에티오피아 식탁의 중심이다. 보기엔 팬케이크 같지만, 맛은 전혀 다르다. 입에 넣는 순간 퍼지는 톡 쏘는 신맛, 그 안엔 발효의 시간과 아프리카의 햇살이 녹아 있다. 인제라는 단순한 주식이 아니다. 그 위에 각종 스튜와 커리, 채소 요리가 함께 올려지고, 모두가 한 접시를 둘러앉아 손으로 뜯어 나눠 먹는다. 수저도, 접시도, 형식도 없다. 대신 웃음과 대화가 있다. 인제라는 ‘함께 먹는’ 문화를 상징하는, 에티오피아의 가장 따뜻한 음식이다. 인제라는 에티오피아와 이웃국가 에리트레아의 대표적인 발효빵이다. 주재료는 테프(Teff)라는 아주 작은 곡물. 이 곡물은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해 ‘슈퍼 그레인’으로 불린다. 테프 가루를 물에 섞어 며칠 동안 발효시키면, 자연 효모가 만들어지고, 특유의 산미가 생긴다. 이 반죽을 팬에 부어 구우면 미세한 구멍들이 촘촘히 생긴다. 그 구멍은 스튜의 국물을 흡수해 인제라를 더 맛있게 만든다. 에티오피아 사람들에게 인제라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일상 그 자체다. 아침에도, 점심에도, 심지어 손님이 찾아왔을 때도 인제라가 등장한다. 손님이 오면, 호스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첫 입에 눈썹이 찌푸려지고, 두 번째 입에 고개가 갸웃해진다. 그리고 세 번째 입에서야 비로소,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이것이 바로 일본 스시의 조상, 나레즈시(Narezushi)다. 비릿함과 산미가 공존하는 낯선 풍미, 그리고 수백 년 이어온 발효의 미학이 이 한입에 담겨 있다. 일본인에게 나레즈시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세대를 이어온 인내와 정성,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철학이다. 여행자는 그 한입으로 일본의 ‘시간’을 맛본다. 나레즈시는 오늘날 우리가 즐기는 초밥, 스시의 가장 오래된 형태다. 냉장고는커녕 얼음조차 귀하던 8세기 무렵, 일본 사람들은 생선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쌀과 소금으로 발효시키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 결과, 단순한 보존식이었던 나레즈시는 세월을 거치며 하나의 미식 문화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에도 시가현, 와카야마, 나가노 일대에서는 나레즈시 전통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조리 과정은 인내의 연속이다. 먼저 민물고기나 전갱이, 송어 등을 깨끗이 손질해 소금에 절인 뒤 며칠을 재운다. 그다음 절인 생선을 밥과 함께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아 밀봉한 채, 몇 달에서 길게는 1년 이상 숙성시킨다. 그 사이 쌀의 젖
[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샌프란시스코는 10월 한 달간 다양한 축제와 문화행사를 통해 시민과 관광객에게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대표 행사인 ‘플리트 위크(Fleet Week)’는 10월 5일부터 13일까지 열리며, 미 해군과 해병대를 기리는 군함 투어와 블루엔젤스 에어쇼가 진행된다. 골든게이트 공원에서는 무료 음악 축제 ‘하들리 스트릭틀리 블루그래스(Hardly Strictly Bluegrass)’가 열려 블루그래스, 컨트리, 록 장르의 공연이 펼쳐진다. 캐스트로 스트리트 페어(Castro Street Fair), (M)eat Carnival, 2 Blocks of Art: Site + Sound 등 거리 축제와 예술 행사가 이어지며, 10월 8일에는 페리 빌딩에서 드론쇼와 대형 프로젝션이 결합된 SF 테크 위크 이벤트가 열린다. 이탈리아 헤리티지 퍼레이드, 소마 나이츠(SOMA Nights), 프라이데이 온 프론트 스트리트(Fridays on Front Street), 다운타운 퍼스트 써스데이(Downtown First Thursdays) 등 지역 커뮤니티 중심의 행사도 다채롭게 마련된다. 이외에도 밀밸리 영화제, 샌드캐슬 조각 대회, 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