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편집국] 대한항공이 선보인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이름만 번듯할 뿐, 속을 들여다보면 꼼수 그 자체다.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이코노미 좌석을 억지로 쥐어짜 '프리미엄'이라는 라벨을 붙였다. 마치 신기루라도 만든 듯한 모습이다. 기존 3-3-3 배열의 이코노미 좌석을 3-4-3으로 변경하면서 한 명의 승객을 더 욱여넣었다. 좌석 너비는 18.1인치에서 17.1인치로 줄어든다. 이를 '편의 제공'이라 하지만, 좁아진 좌석에 허리와 어깨를 쑤셔 넣어야 하는 승객에게는 그저 '불편 제공'일 뿐이다. 다수의 고통을 팔아 소수의 여유를 팔아먹는 장사, 그것이 대한항공식 프리미엄이다. 가격은 더 가관이다. 대한항공은 공식 발표에서 “이코노미 대비 10% 비쌀 뿐”이라 했지만, 실제 예매에선 차이가 최대 80%까지 뛴다. 소비자를 앞에 두고 뻔뻔하게 두 얼굴을 내민 셈이다. 이렇게 속여도 된다면, 내일 당장 라면 값도 “조금 올렸다” 해놓고 두 배 받아도 괜찮겠다. 게다가 ‘1.5배 넓다’는 홍보도 기막히다. 기준점을 이코노미 축소 후로 잡았으니, 본래 좌석과 비교하면 그저 원래대로 돌려놓은 것에 불과하다. 집 지붕을 일부러 낮춰 놓고, 천장 높인 방을
[뉴스트래블=관리자] 여행은 늘 계획에서 출발한다. 지도, 일정표, 회화집. 모든 게 완벽해 보인다. 그러나 첫 끼니부터 어긋난다. “워터 플리즈.” 그리고 나온 건 뜨끈한 물. 이 순간부터 여행은 코미디가 된다. 해외여행에서 한국인이 겪는 해프닝은 놀랍도록 닮았다. 호텔 전기포트에 라면을 끓이다 기계를 망가뜨리고, 유럽 계산대에서는 1유로와 500원을 헷갈린다. 점원은 웃고, 여행자는 식은땀. 세상은 연결되어도, 동전만큼은 국적을 숨기지 않는다. 교통편은 더 극적이다. 택시기사와 목적지 의사소통에 실패한다. 호텔 간다고 했는데, 택시는 반대 방향으로 출발. 관광객은 지도와 씨름하고, 웃음과 짜증이 동시에 올라온다. 손동작도 국경을 넘지 못한다. 한국에서는 ‘오케이’인 제스처가, 브라질이나 터키에서는 욕설로 통한다. ‘브이’ 포즈는 귀엽지만, 어떤 나라에서는 어린아이들이나 하는 몸짓으로 여겨진다. 문화란 얇은 벽인데, 우리는 그 벽에 매번 이마를 부딪힌다. 조식 뷔페는 또 다른 시험대다. 김치 없는 호텔에서, 작은 피클을 김치 삼아 밥을 비우는 풍경. 외국인은 미소 짓고, 한국인은 진지하다. 그게 한국인의 밥심이다. 팁 문화도 마찬가지다. 이미 서비스 차지가
[뉴스트래블=편집국] 정부는 2026년 외래 관광객 1,500만 명 유치를 공언했다. 화려한 목표다. 그러나 겉만 번지르르하다. 2024년 방한 외래객은 약 1,100만 명(문화체육관광부). 팬데믹 이전의 70% 수준이다. 회복세는 반갑지만, 구조적 문제는 여전하다. 첫째, 수도권과 제주 편중.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외래객의 70~75%가 이 지역에 몰린다. 지방은 텅 빈다. 관광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일부 지역은 숙박시설이 폐쇄되는 반면, 인기 관광지는 과밀화 문제를 겪는다. 둘째, OTA 종속. 한국호텔업협회 조사(2024년)는 국내 호텔의 60% 이상이 외국계 OTA 의존도를 ‘과도’하다고 답했다. 예약 수수료 부담으로 수익 구조는 왜곡되고, 국내 플랫폼 경쟁력은 약화된다. 셋째, 인력 붕괴. 한국관광협회중앙회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업계 종사자가 30% 줄었다. 젊은 세대는 떠나고, 남은 인력은 지쳐 있다. 전문 인력 부족은 서비스 질 저하와 직결된다. 그럼에도 정부는 ‘몇 명 유치’만 강조한다. 정책의 잣대가 오직 숫자다. 그러나 관광은 단순한 집계가 아니다. 문화와 지역, 그리고 사람이 중심이다. 세계경제포럼(WEF, 2025년 7월) 보고
[뉴스트래블=편집국] 전 세계 관광산업이 폭염, 산불, 홍수 등 기후 위기의 충격을 온몸으로 맞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최근 기사에서 “폭염과 산불, 여행 비용이 휴가 문화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Do heatwaves, wildfires and travel costs signal the end of the holiday abroad?)”고 경고했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2023년 강릉 산불과 2024년 서울 사상 최다 폭염경보일수는 관광 인프라가 기후 위기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다. 한국 관광정책은 외래객 수치와 외화 수익 목표에 집중하면서, 기후 위기 대응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 실제로 주요 관광지에서는 폭염으로 인한 야외 관광객 감소, 산불과 미세먼지로 인한 환경 피해가 반복적으로 보고된다. 관광 산업이 경제적 성과만 추구할 때, 자연 환경과 지역 주민은 큰 부담을 떠안게 된다. 문제는 대응이다. 지자체와 관광공사는 여전히 대규모 페스티벌과 해양 불꽃쇼 등 탄소 다배출형 이벤트에 예산을 집중한다. '지속가능 관광'을 외치지만, 실질적 조치는 미미하다.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 관광지 친환경 관리, 지역 생태 보호 프로그램 등 구체적 정책 실
(뉴스트래블) 김응대 칼럼니스트 = 2024년 대한민국 정부는 ‘관광수출 혁신전략’을 발표하며 외래관광객 2000만 명 유치와 관광수입 245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K-팝, K-드라마, K-푸드 등 세계적 콘텐츠를 보유한 한국이 관광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러나 정작 전략의 내용은 구호에 비해 빈약했고, 경쟁국들과의 비교에서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관광은 단순한 유치 경쟁이 아니라, 국가 브랜드와 산업 혁신의 축이 돼야 한다. 지금 한국의 전략은 그 이상을 담지 못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외래관광객 정책 수립을 위한 데이터 활용 제고 방안'(2024)에 따르면, 한국은 외래관광객의 이동경로, 소비패턴, 체류행태 등 세부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관광정책은 여전히 단체관광 중심이며, 서울·부산·제주 등 일부 지역에 편중된 인프라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신시대 인바운드 확대 액션 플랜’을 통해 지방 관광지로의 분산을 유도하고, 모바일 위치정보와 신용카드 거래 데이터를 결합해 실시간 관광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일본은 관광을 통해 지방 경제를 살리고, 관광객의 소비를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캐
[뉴스트래블=관리자] 2024년,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1637만 명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회복세가 본격화되며, 관광업계는 모처럼 활기를 되찾는 듯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회복의 이면에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같은 해 관광수지는 100억 달러 이상 적자를 기록하며, 한국 관광산업의 체질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관광객은 늘었지만, 그들이 한국에서 지갑을 여는 빈도는 줄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002달러로, 2019년 대비 18.3%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인의 해외여행 지출은 131억 달러에 달해, 외래 관광객의 소비(77억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관광객 수는 회복됐지만, 관광수지는 더 악화된 것이다. 문제는 단순한 수치에 그치지 않는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겪는 불편은 여전히 심각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글 지도다. 군사보안상의 이유로 지도 데이터 반출이 제한되면서, 구글맵의 길찾기 기능이 한국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사례다. 2024년 외국인 관광객 불편 신고 중 가장 많은 비중(30.2%)이 구글맵
[뉴스트래블=관리자] 30년 넘게 국내 여행업계를 이끌어온 하나투어가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네이버·야놀자 같은 플랫폼 기반 온라인 여행사(OTA)의 공세가 거세지자, 전통 여행사가 살아남을 길은 디지털 전환뿐이라는 판단에서다. 하나투어는 1993년 국진여행사로 출발해 1996년 사명을 변경했다. 2000년 코스닥, 2011년 코스피 상장을 통해 ‘여행사의 신화’를 썼고, 일본·중국·유럽 등지에 법인을 설립하며 아웃바운드(해외여행)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에는 연매출 8282억 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팬데믹 기간 매출이 급감했고, 비주력 사업인 면세점 실적까지 악화되면서 경영권은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손에 넘어갔다. ◇ ‘하나팩 2.0’, 고객 불만을 기회로 전통 여행사가 생존을 모색한 길은 바로 상품 혁신이었다. 하나투어는 2021년 ‘하나팩 2.0’을 출시했다. 기존 패키지 여행의 고질적 불만이었던 강제 쇼핑, 선택 관광을 과감히 뺀 대신, 맞춤형 일정과 소규모·럭셔리 여행으로 변화를 꾀했다. 이는 단체 위주의 패키지 모델에
(뉴스트래블) 정인기 칼럼니스트 = 서울의 한 특급호텔을 예약하던 외국인 관광객 A씨는 결제 단계에서 뜻밖의 추가 요금을 마주했다. 객실 요금 외에 ‘봉사료 10%’가 별도로 청구된 것이다. 팁 문화가 없는 나라에서 왜 이런 요금이 붙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이는 단순한 가격 정책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관광호텔의 봉사료 제도는 소비자 신뢰, 국제 관광 경쟁력, 그리고 서비스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봉사료는 원래 고객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한 보상으로 부과되는 금액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 개념이 왜곡돼 서비스 품질과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10%를 청구하는 관행으로 굳어졌다. 문제는 이 봉사료가 법적 근거 없이, 소비자에게 사전 고지 없이, 최종 가격에 포함되지 않은 채 청구된다는 점이다. 예약 페이지에는 표시되지 않다가 결제 단계에서야 등장하는 이 요금은,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불쾌한 ‘가격 트릭’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해외 호텔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미국은 팁 문화가 뿌리 깊어 봉사료 대신 자율적인 팁이 일반적이며, 일본은 ‘오모테나시’ 정신에 따라 봉사료나 팁 없이도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럽은 봉사료를 포
[뉴스트래블=관리자] 한국의 여행수지가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앞다퉈 해외로 나가 돈을 쓰지만, 정작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남기는 돈은 턱없이 부족하다. 문제는 이 구조가 단순한 관광 현상이 아니라, 한국 경제 전반을 흔들 수 있는 ‘만성 체질’이 됐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국제수지 통계(2025년 3월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여행수지는 약 125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원화로 환산하면 17조 3000억 원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은 무려 25년 연속 여행수지 적자를 이어오고 있으며, 2018년 이후 최대 적자폭이다. 반면 국민의 해외 소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024년 한국인의 해외여행자 수는 2868만 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2878만 명)에 근접한 수준이며, 전년 대비로는 26.3% 증가했다. 특히 일본은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로, 2024년 일본 방문객은 882만 명에 달해 단일 국가 여행지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야놀자 리서치, 2025년 1월 보고서). 국내 한 푼이면 해외 하루가 가능하다는 ‘저비용 해외여행’ 인식이 국민 발길을 일본과 동남아로 이끌고 있는
[뉴스트래블=관리자] = 세계는 지금 하늘길을 넓히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향후 20년 동안 전 세계 항공 여객 수요가 지금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급격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신공항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현재 약 170개의 신공항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8곳의 신공항 사업이 추진 중이며, 이들 공항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관광산업의 판도를 바꿀 전략적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일정 지연, 환경 논란, 수요 예측의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난제가 얽혀 있어, 활주로가 열릴지 논쟁만 길어질지 여전히 안갯속이다. 부산 가덕도에서는 동남권 관문공항이 속도를 내고 있다. 애초 2035년 개항 예정이었지만, 2030 세계박람회 유치와 맞물리며 목표 시점이 2029년으로 앞당겨졌다. 그러나 최근 시공사와의 계약이 중단되며 일정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연약지반과 해상 활주로 건설이라는 기술적 난관이 겹쳐, 실제 개항 시점은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내륙에서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2030년 개항을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