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트래블) 박민영 기자 = 온라인 여행사(OTA) 시장이 모바일과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앱과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여행사들도 OTA 경쟁에 맞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뉴스와이어(GlobalNewswire)가 지난달 8월 발표한 보고서(Online Travel Agency Market Size Report)에 따르면, 2024년 OTA 거래의 45%가 앱을 통해 발생했다. 보고서는 2034년까지 OTA 시장이 연평균 8.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24년 기준 항공권 예약의 70% 이상, 호텔 예약의 60% 이상이 OTA 플랫폼을 통해 이뤄졌다고 집계됐다. 국내에서는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주요 여행사들이 같은 해부터 모바일 전환 전략을 강화하며 자체 앱과 플랫폼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OTA 업계는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를 앞세워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부킹닷컴은 지난해 11월 선보인 AI ‘트립 플래너(Trip Planner)’와 리뷰 요약 기능을 통해 맞춤형 추천을 강화했고, 익스피디아는 지난 상반기부터 ‘오픈 월드 플랫폼(Op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서울 성수동의 한 감자탕집 앞에는 요즘 주말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선다. 그중엔 대만과 홍콩에서 온 단체 여행객도, 일본에서 온 혼행족도 있다. 한때 ‘현지인 맛집’이었던 이곳이 외국인 필수 코스가 된 이유는 단순하다. 이들이 찾는 것은 화려한 레스토랑이 아니라, 한국인의 일상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외국인 카드결제 데이터를 보면, 2025년 7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성장률을 보인 메뉴는 국수·만두(55.2%↑), 감자탕(44.0%↑)이었다. 이들은 특별한 한식당보다는 ‘일상 속 식사’로 분류되지만, 외국인에게는 오히려 가장 한국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여진다. 한국인에게 평범한 점심 한 끼가 외국인에게는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이유다. 특히 대만과 홍콩에서 감자탕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대만 관광객의 감자탕 소비는 전년 대비 159%, 홍콩은 119%나 늘었다. 대만은 단체 관광 비중이 40% 이상으로 높아, 여러 명이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대형 메뉴의 선호가 두드러진다. 뚝배기에 담긴 국물요리와 함께 나누는 식사는 ‘함께 먹는 문화’라는 한국의 정서를 직관적으로 체험하게 해준다. 현지 음식에서는 쉽게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도시의 이름은 신앙의 흔적이자, 인간이 신에게 남긴 질문이다. 역사가 아무리 변해도, 믿음이 도시를 지탱하는 순간이 있다. 예루살렘과 바라나시는 그 증거다. 한 도시는 세 종교의 성지가 됐고, 다른 도시는 인도의 신화가 현실이 된 공간이다. 이 두 도시는 신의 이름을 품은 채, 시간의 강을 건너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예루살렘과 바라나시는 단순한 성지가 아니다. 그곳은 인간이 신을 향해 세운 도시이자, 신이 인간에게 남긴 기억의 무대다. 거리의 돌 하나, 강가의 물결 하나에도 기도와 희생, 그리고 회복의 이야기가 새겨져 있다. 오늘 우리는 그 신성한 이름의 기원을 따라, 예루살렘과 바라나시로 떠난다. ◇ 예루살렘, 신의 이름을 품은 도시 ‘예루살렘(Jerusalem)’은 히브리어 ‘예루샬라임(Yerushalayim)’에서 유래했다. 뜻은 ‘평화의 도시’, 그러나 그 이름과 달리 수천 년 동안 이곳은 전쟁과 분열의 상징이었다. 다윗 왕의 수도로 세워지고, 솔로몬의 성전이 들어서며 ‘신의 도시’로 불렸지만, 이후 이곳은 바빌론, 로마, 오스만 제국 등 수많은 정복자의 발자국을 거쳤다. 역사는 바뀌었지만, 예루살렘의 이름은 여전히 신을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본격적인 관광 대국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석유 수익에 의존하던 산업 구조를 넘어, 글로벌 여행 플랫폼과 협력해 아시아 시장을 직접 겨냥한 대규모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VisitKorea DataLab)이 공개한 ‘(GCC 및 북부 중동지역) 2025년 10월 관광시장 동향(1차)’에 따르면, 사우디 관광청은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아고다(Agoda)와 장기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11개국 여행객 유치를 목표로 하는 중장기 전략으로, 사우디의 아시아 관광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두 기관은 2026년 2월까지 진행되는 ‘스펙태큘러 사우디(Spectacular Saudi)’ 캠페인을 시작으로, 아고다의 데이터·디지털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2029년까지 아시아 인바운드 관광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캠페인은 온라인 검색·예약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각국 여행자의 관심 지역과 소비 성향을 세분화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통해 사우디 관광 이미지를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신흥 여행지’로 재정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우디는
[뉴스트래블 =변준성 기자] 부산 수영구는 오는 9월 27일과 28일 광안리해변 만남의광장에서 ‘2025 광안리 웹툰 콘서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웹툰과 라이브 공연을 결합한 문화 행사로, 웹툰 작가의 드로잉쇼와 토크쇼, OST 공연, 초청가수 무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27일에는 배민기 작가의 토크쇼와 가수 순순희의 ‘광안대교’ 라이브 무대가, 28일에는 구은민 작가의 토크쇼와 가수 정상수의 공연이 진행된다. 수영구는 이번 콘서트를 통해 광안리해변을 웹툰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문화공간으로 육성하고,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뉴스트래블=편집국] 강 너머, 지도 위 작은 점으로만 표시된 땅이 있다.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고, 시간 속에서 잊힌 공간들. 자료와 기록, 사진과 증언을 종합하면, 이곳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역사와 이야기, 그리고 인간의 흔적이 남아 있다. 우리가 찾아갈 곳은 익숙한 관광지가 아니다. 폐허가 된 마을, 버려진 유원지, 손길이 닿지 않은 숲과 섬. 한국편에서는 12곳의 국내 금단의 여행지를, 이어지는 해외편에서는 12곳의 해외 금단 지역을 다룰 예정이다. 각 장소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시간과 인간 활동, 기억과 망각이 겹쳐진 ‘금단의 공간’이다. 공식 기록과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하면,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존재하는 장소에서 독자는 스릴과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왜 사람들은 잊힌 장소에 끌리는가? 폐허 속 골목, 금지된 땅, 흔적만 남은 마을에서 인간은 무엇을 발견하고, 어떤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이 시리즈는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자료 기반 탐사 기사다. 다음 편부터 우리는 정선 폐광촌, 원주 폐유원지, 서울 유령 건물과 제주 곶자왈 등 국내 금단의 장소를 하나씩 조명한다. 이어 해외편에서는 체르노빌, 군함섬, 인형섬 등 전 세계 금단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관광은 국경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국경의 문을 여는 것은 ‘비자’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인공지능(AI) 전문가, 엔터테인먼트 종사자, 크루즈 승객, 이벤트 참가자 등 4가지 새로운 방문 비자 제도를 도입할 계획을 발표하며, 관광과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국가 전략을 내놨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VisitKorea DataLab)이 공개한 ‘(GCC 및 북부 중동지역) 2025년 10월 관광시장 동향(1차)’에 따르면, UAE 연방 신원·시민권·세관·항만보안청(ICP)은 지난달 29일, AI 전문가, 엔터테인먼트 종사자, 크루즈 및 레저 보트 관광객, 이벤트 참가자 등을 위한 4종의 신규 방문 비자 카테고리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관광 진흥과 산업별 인재 유치를 결합한 융합형 정책으로, 관광산업을 미래 경제 전략의 일부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UAE 정부는 이번 비자 개편을 통해 ‘목적 기반 관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AI 전문가와 콘텐츠 산업 종사자에게는 장기 체류형 비자를 제공하고, 크루즈 관광객과 이벤트 참가자는 단기 복수입국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는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기술, 문화, 비즈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도시의 이름은 자연과의 지난한 관계를 기록한 고문서다. 어떤 이름은 자연을 다스리려 했던 인간의 의지를 담고, 또 어떤 이름은 자연의 축복에 감사하는 찬사로 남는다. 도시가 발을 디딘 땅과 마주한 물길, 불어오는 바람은 이름 속에 가장 원초적인 정체성으로 새겨진다. 암스테르담과 부에노스아이레스, 두 도시는 이름의 어원부터 그들이 마주했던 자연 환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시간이 흐르며 자연을 대하는 태도는 변했지만, 이름에 새겨진 그 태도는 여전히 도시의 문화와 운명을 규정한다. 물을 막아 땅을 얻은 곳과, 좋은 바람을 찾아 정박한 곳. 여행자가 두 도시의 운하와 항구를 바라볼 때, 그 풍경은 단순한 지리가 아니라 이름이 만든 서사로 다가온다. 오늘 우리는 ‘자연’이라는 이름을 따라, 바람과 물의 길 위에 선다. ◇ 암스테르담, 물을 다스려 얻은 개척의 이름 네덜란드의 심장 암스테르담은 이름 자체가 '인간의 의지'를 상징한다. 이름의 어원은 명확하다. '암스텔(Amstel) 강'과 그 강을 막은 '댐(Dam)'의 결합이다. 13세기, 홍수로부터 땅을 보호하고 무역로를 확보하려 했던 개척자들은 댐을 쌓았고, 도시는 물과의 치열한 투쟁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방콕의 골목 어귀, 해 질 무렵이면 어디선가 “톡톡톡” 절구 소리가 들려온다. 리듬을 타듯 이어지는 그 소리는 태국 사람들의 하루를 마무리하는 음악 같다. 절구 안에는 푸른 파파야, 마늘, 고추, 피시소스, 라임즙이 어우러지고, 어느새 입안이 얼얼해질 만큼 매콤한 향이 퍼진다. 바로 태국의 대표 샐러드, ‘솜탐(Som Tam)’이다. 태국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거리 음식이지만, 그 속엔 이 나라의 기후와 문화, 그리고 삶의 방식이 오롯이 담겨 있다. 한입 베어 물면, 그 자리에서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고 미소가 번진다. 그것이 태국식 ‘행복의 맛’이다. 솜탐은 태국 북동부 이산(Isan) 지방에서 태어났다. 더운 날씨 속에서 오래 보관 가능한 채소와 향신료를 활용하기 위해 고안된 일종의 생채 요리다. 본래는 ‘타므막훙(Tam Mak Hoong)’이라 불리며, 라오스와 국경을 맞댄 지역에서 시작됐다. ‘솜탐’이라는 이름도 여기서 유래한다. 솜(Som)은 ‘시다’를, 탐(Tam)은 ‘찧는다’를 뜻한다. 즉, ‘시큼하게 찧은 샐러드’라는 의미다. 조리법은 단순하지만 그 과정이 예술에 가깝다. 절구에 마늘과 고추를 먼저 찧고, 그다
[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광주는 한국 현대사의 가장 깊은 상처를 품은 도시다. 금남로를 따라 걷다 보면 그날의 함성과 숨결이 여전히 공기 속에 남아 있다. 하지만 광주는 멈춰 있지 않다. 아픔을 덮지 않고 품어 안은 채, 예술과 문화로 치유의 언어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광주는 ‘기억의 도시’이자 ‘예술의 도시’다. 베를린 역시 비슷한 궤적을 걷는다. 장벽으로 갈라진 과거를 부정하지 않고, 그 상처를 도시의 일부로 남겼다. 낡은 벽은 캔버스가 되었고, 잿빛 시멘트는 색으로 다시 칠해졌다. 분단의 흔적 위에서 베를린은 새로운 정체성을 쌓았다. 이 두 도시는 서로를 비추는 거울처럼 닮아 있다. 광주의 문화적 심장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다. 옛 전남도청 자리에 들어선 이 공간은 단순한 예술 시설이 아니다. 민주주의의 역사 위에 세워진, 문화적 회복의 상징이다. 대형 미디어 파사드와 국제 전시, 공연 프로그램은 광주를 아시아 예술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이끌고 있다. 시민들은 이곳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예술을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그 주변으로는 도시의 감각이 이어진다. 동명동과 양림동 일대는 카페와 서점, 공방이 공존하는 감성 거리로 변했다. 붉은 벽돌 건물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