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정인기 기자] 중국 관광시장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팬데믹 이전 연간 약 1억5000만 명에 달했던 해외여행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단체관광이 재개되고, 항공 노선도 빠르게 복원되는 흐름이다. 아직 완전한 회복 단계는 아니지만, 주요 국가들은 이미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들어갔다. 관광은 회복되는 순간 곧바로 경쟁 산업으로 전환된다. 문제는 한국의 대응 속도다. 중국 관광객은 돌아오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준비는 충분하지 않다. 항공 공급은 팬데믹 이전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주요 노선 역시 회복 속도가 더디다. 단체관광을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수용 구조도 변화된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이 없는 것이 아니라, 받을 준비가 부족한 상태다. 이 사이 일본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항공 좌석 공급을 확대하고, 쇼핑 중심에서 개별여행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실제로 일본은 팬데믹 이전 대비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중국 관광객을 흡수하고 있다. 관광객은 다시 움직이고 있지만, 목적지는 이미 바뀌고 있다. 같은 시장을 두고, 다른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관광의 구조 자체도 변했다. 과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대만 관광 시장이 올해 초 역대급 성장을 기록하며 한국 관광의 핵심 전략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타이베이지사가 발표한 3월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한국을 찾은 대만 관광객 증가율은 전년 대비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러한 가파른 상승세 뒤에는 국제 정세 불안과 대만 현지의 내수 장려 정책이라는 거대한 암초가 도사리고 있어 향후 시장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현재 대만 내 한국 관광 열풍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봄꽃 테마 상품이다. 3월과 4월에 집중된 방한 상품들은 국제 정세의 불안정함 속에서도 안정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1분기 실적을 뒷받침했다. 한국은 타 경쟁국 대비 항공권 인상 폭이 낮고 환율이 여전히 유리하다는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특히 K-일상 체험과 중부 지역 등 새로운 관광 콘텐츠를 선보이며 대만 소비자들의 취향을 정교하게 공략하고 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등 국제적 군사 충돌이 장기화되면서 항공료 상승이 신규 수요 확보에 심각한 제약 요인으로 부상했다. 실제 여행업계에서는 7월과 8월 하계 성수기 항공권 가격이 예년보다 높
[뉴스트래블=박주성 기자] 일본 관광 시장의 패러다임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과거 일부 마니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한국 여행이 이제는 일본의 거대한 내수 관광 수요를 흡수하는 강력한 대체재로 부상했다.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의 분석에 따르면, 일본인들 사이에서 비싼 비용을 들여 일본 국내 여행을 가느니 가깝고 즐길 거리 많은 한국을 가겠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방한 관광이 새로운 일상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365만 명을 돌파하며, 과거 최고점이었던 2012년의 351만 명을 13년 만에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일본인 전체 해외 출국자 중 한국행 비중이 25.4%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일본인 해외 여행객 4명 중 1명이 한국을 목적지로 선택했음을 의미하며, 한국이 일본인들에게 압도적인 제1의 해외 여행지로 등극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정부는 당초 2030년으로 설정했던 외래객 3000만 명 유치 목표를 1년 앞당겨 2029년까지 조기 달성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공식화했다. 지속되는 엔저 현상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이 한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일본 내수 물가의 가파른
[뉴스트래블=정인기 칼럼니스트] 인도는 관광에 1100조 원을 쏟아붓겠다고 선언했다. 관광을 국가 성장의 한 축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매우 분명한 선택이다. 공항을 확장하고 도시를 연결하며, 관광객이 머물고 소비하는 구조까지 설계하고 있다. 관광을 ‘오는 산업’이 아니라 ‘만드는 산업’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전혀 다른 방향에 서 있다. 인도의 핵심 경제 도시인 뭄바이와의 직항 노선은 6년째 끊겨 있고, 항공편은 델리에 편중돼 있다. 비자 규제 역시 여전히 높은 장벽으로 작동한다. 수요는 분명 존재하지만, 이를 받아들일 통로는 좁다. 관광객이 없는 것이 아니라, 들어올 수 없는 구조다. 관광 산업의 본질은 연결이다. 얼마나 많은 도시와 이어져 있는지, 얼마나 쉽게 들어올 수 있는지에 따라 경쟁력이 결정된다. 인도는 이 단순한 사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항공과 인프라, 관광 개발을 하나의 전략으로 묶어 움직이고 있다. 관광객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관광객이 돈을 쓰는 환경 자체를 설계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관광을 ‘관리의 대상’으로 다루고 있다. 노선 확대는 더디고, 비자 정책은 보수적이며, 시장 대응 속도는 경쟁국보다 한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밤 10시, 조명이 켜지면 공기가 달라진다. 건물 외벽의 금 장식이 빛을 받아 떠오르고, 젖은 바닥은 그 빛을 그대로 반사한다. 광장 한가운데 서면 사방에서 사람 소리와 잔 부딪히는 소리가 겹친다. 카메라를 든 관광객은 멈추고, 자리를 잡은 사람은 쉽게 떠나지 않는다. 그랑플라스는 낮보다 밤에 완성되는 공간이다. 광장 가장자리 카페 테라스에 앉으면 장면이 바뀐다. 서버가 트레이에 올린 벨기에 맥주를 내려놓고 지나간다. 잔 위로 거품이 올라오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맞은편 길드하우스로 이동한다. 17세기 상인들이 사용하던 건물이다. 지금은 레스토랑과 바가 들어섰다. 관광객은 맥주를 마시며 과거 상업 중심에 앉아 있는 셈이다. 이 장소가 국가를 대표하는 이유 그랑플라스는 왕궁이 아니라 시장에서 출발한 공간이다. 중세 브뤼셀에서 곡물과 직물이 거래되던 장소였다. 권력은 왕이 아닌 상인에게서 형성됐다. 이 구조가 벨기에 도시의 출발점이다. 광장을 둘러싼 길드하우스는 직업별 상인 조직의 본거지였다. 건물마다 금빛 조각과 상징이 붙어 있다. 관광객이 사진을 찍는 외벽은 경쟁의 결과물이다. 상인들은 건물을 통해 자신들의 힘을 드러냈다. 광장 한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