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트래블=정국환 기자] 남쪽 바다를 향해 차를 몰면, 어느새 육지의 소음이 멀어진다. 길은 좁아지고, 바람은 짙어진다. 남해는 언제나 조금 다른 리듬으로 움직인다. 회색 도시를 벗어나 처음 마주하는 푸른 수평선, 바람에 눕는 갈대, 고요한 항구의 정적. 이곳에서는 시간조차 바다의 속도로 흐른다. 그 풍경은 어쩐지 뉴질랜드의 넬슨과 닮았다. 남섬 북단의 작은 해안 도시 넬슨은 ‘햇살의 도시’라 불린다. 온화한 날씨, 예술가들의 공방, 푸른만과 포도밭이 어우러진 곳. 남해의 고즈넉한 마을길과 넬슨의 해안도로는 지구 반대편에서 서로를 닮은 듯 속삭인다. 바다와 예술, 그리고 느림의 미학이 두 도시를 이어준다. 바다의 색, 마음의 온도남해의 바다는 날마다 색이 다르다. 아침엔 옅은 청록, 오후엔 짙은 남청, 해 질 무렵엔 은빛으로 물든다. 물결 위에 떠 있는 작은 어선, 갓 잡은 멸치를 말리는 손길, 바닷가 마을의 느린 오후. 그 모든 것이 일상의 풍경이자 예술이다. 넬슨의 바다도 비슷하다. 타스만만(Tasman Bay)의 잔잔한 물결은 산과 구름을 품고, 작은 요트들이 한가로이 떠 있다. 항구를 따라 늘어선 아트 갤러리와 와이너리, 주말마다 열리는 장터의 수공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세상은 언제나 두 개의 리듬으로 움직인다. 북쪽에서는 침묵이 언어가 되고, 남쪽에서는 노래가 삶이 된다. 차가운 피오르드의 도시 오슬로와, 뜨거운 대서양의 해안 리우데자네이루는 그 두 리듬의 끝에서 서로를 비춘다. 한쪽은 절제 속에서 빛을 찾고, 다른 한쪽은 혼돈 속에서 희열을 만든다. 두 도시의 이름은 각각 ‘신의 초원’과 ‘1월의 강’을 뜻하지만, 그 안에는 같은 질문이 흐른다. 인간은 어떻게 자연 속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만들어왔는가. ◇ 오슬로 - 빛의 침묵 속에서 피어난 이름 ‘오슬로(Oslo)’의 어원은 고대 노르드어 Ás와 Lo에서 비롯됐다. ‘신의 언덕’ 혹은 ‘초원의 발치’를 뜻하는 이름은 이 도시가 자연의 품을 떠난 적이 없음을 말해준다. 피오르드와 숲, 호수와 눈으로 둘러싸인 오슬로는 북유럽 특유의 절제된 아름다움과 내면의 평화를 품고 있다. 도심은 작고 단정하다. 오페라하우스의 하얀 경사면은 마치 눈 덮인 빙하처럼 바다로 흘러들고, 무구 미술관의 유리벽은 빛을 품은 채 하늘을 비춘다. 오슬로 시민들은 도시를 점유하기보다 풍경 속에 자신을 맞춘다. 도시의 디자인은 자연의 언어를 닮았고, 그 안에서 ‘생활’은 ‘명상
[뉴스트래블=박성은 기자] 한때 ‘한 달 살기’는 긴 휴가나 자유로운 직장인들의 특권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누구나 한 번쯤 계획하는 새로운 일상의 형태가 됐다. 2025년 현재, 이 흐름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삶의 실험’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NT 심층 기획] 시리즈는 포르투갈, 대만, 헝가리, 멕시코, 아르헨티나, 베트남,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태국, 체코 등 10개국을 중심으로, 한국인이 실제로 한 달 이상 머물며 체류 환경을 평가한 결과를 추적했다. 주요 기준은 생활비, 안전지수, 의료 접근성, 인터넷 속도, 커뮤니티 환경 등이다. Numbeo와 Wise, Nomad List 등의 2025년 자료를 종합하면, 포르투갈·대만·헝가리는 안전지수 70점 이상, 생활비 지수는 서울 대비 60~80% 수준으로 나타났다. Ookla Speedtest 기준 평균 인터넷 속도는 150Mbps를 넘어, 원격근무 환경에서도 불편이 적었다. 반면 베트남과 콜롬비아는 저렴한 생활비가 강점이지만 의료 인프라와 공공안전 부분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가성비’ 중심에서 ‘삶의 질’ 중심으로 평가 기준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저렴한 숙소와 간단한 식
[뉴스트래블=박민영 기자] 서울관광재단은 11월 가을 시즌을 맞아 서울의 대표 패션 거리인 성수, 이태원, 홍대를 중심으로 패션 명소를 소개하는 여행 코스를 발표했다. 이번 코스는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과 패션에 관심 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울의 감각적인 패션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성수동은 과거 수제화 공장과 자동차 정비소가 밀집했던 산업지대에서 창의적인 팝업스토어와 전시공간이 어우러진 패션 거리로 탈바꿈했다. 대림창고, 자그마치, 디올 성수 등은 산업과 예술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연무장길과 뚝섬역 인근에는 로컬 브랜드 매장과 포토스팟이 밀집해 있다. 특히 붉은 벽돌 건축물 보존사업을 통해 성수 특유의 미감을 유지하고 있으며, 무신사 스토어, 뉴발란스 성수, 젠틀몬스터 등 국내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도 다수 입점해 있다. 이태원은 다양한 문화와 패션이 교차하는 거리로, 녹사평역~이태원역 일대에는 글로벌 브랜드와 빈티지숍, 앤틱가구 상점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비이커, PDF 서울 등 감각적인 편집숍과 복합문화공간이 자리하고 있으며, 수선소 ‘고치미’ 앞 거울 골목은 인기 포토존으로 알려져 있다. 오는 11월 6일부터 9일까지는 ‘
[뉴스트래블=박주연 기자] 익스피디아 그룹 산하 브랜드 호텔스닷컴은 오늘 서울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2026년 글로벌 여행 트렌드 전망을 담은 연례 인사이트 보고서 '언팩 '26(Unpack '26)'을 발표하며 한국 여행 시장의 중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이번 보고서는 '역사를 품은 스테이'와 '호텔 호핑'을 한국 여행자를 대표하는 핵심 트렌드로 꼽았으며, 여행자들이 단순히 방문을 넘어 자신의 가치관과 경험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탐험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호텔 호핑'의 부상이다. 전 세계 여행자의 절반 이상(54%)이 한 여행지에서 여러 호텔에 숙박하는 추세 속에서, 한국 여행자 역시 55%가 호핑을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관광지 간 이동 시간을 줄이고(51%) 동시에 여행을 더 다양하고 흥미롭게(51%) 만들고자 하는 니즈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여정 안에서 합리적인 숙소와 고급 숙소를 모두 경험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한편, 숙박의 질적 변화를 상징하는 '역사를 품은 스테이' 트렌드도 주목받고 있다. 옛 학교, 기차역, 교도소 등 역사적 건물을 리모델링해 현대적
[뉴스트래블=차우선 기자] 중앙아프리카에 위치한 카메룬은 아프리카의 축소판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기후와 문화가 공존한다. 해발 900미터의 야운데는 온화한 기후를, 대서양 연안의 두알라는 고온다습한 적도성 날씨를 보여주며, 여행자에게는 사파리와 열대의 매혹을 동시에 선사한다. 그러나 매혹적인 자연 풍광과 달리 불안정한 치안과 낙후된 인프라는 여행자에게 늘 긴장을 요구한다. 카메룬은 한국보다 8시간 늦다. 통화는 중앙아프리카 CFA 프랑(XAF)으로, 주변국과 통용되는 지역 화폐다. 공식 환전소 이용이 권장되며, 일상적인 생활비는 현지 화폐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 치안과 안전 상황카메룬은 과거 물가 상승으로 폭동이 발생한 바 있으며, 현재도 외국인을 노린 살인·강도 사건이 가끔 보고된다. 야간에는 주거 침입 범죄가 빈번해 많은 가정이 경비견을 두고 있다. 특히 시내 중심가나 이슬람 주민 밀집 지역은 주간에도 위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외교부는 여행자에게 야간 단독 이동을 자제하고, 정치 집회나 군중이 몰린 장소를 피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 문화와 규범카메룬에서는 관공서나 군사시설의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며, 이를 어기면 구금이나 벌금
(서울=뉴스트래블) 박민영 기자 = 2025년 2분기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들은 여행 중 가장 많이 참여한 활동으로 쇼핑, 음식 관광(미식 체험), 자연경관 감상을 꼽았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25년 외래관광객조사 2분기 잠정치'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한국의 도시·전통시장에서의 쇼핑과 다양한 한식 체험, 그리고 사계절이 뚜렷한 자연 풍경을 즐기며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 만족도 조사에서는 한국 음식 체험이 1위를 차지했다. 관광객들은 한식의 맛과 다양성,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에 큰 만족을 나타냈으며, 특히 김치, 불고기, 비빔밥, 치킨 등은 방한객 사이에서 대표적인 인기 메뉴로 자리매김했다. 이어 자연·풍경 감상, 전통문화·역사 체험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일부 관광객들은 교통 혼잡과 언어 장벽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만족도는 긍정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 여행의 매력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관광 업계 관계자는 “쇼핑과 미식은 여전히 한국 관광의 핵심 축이지만, 자연과 역사·문화 체험의 가치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강화해 관광객들이 더 깊이 있
(서울=뉴스트래블) 박민영 기자 =인천공항과 제주공항에서 지난 5월 발생한 항공편 지연 가운데 1시간 이상 장시간 지연의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았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 항공소비자리포트에 따르면, 두 공항 모두 항공기 연결 지연이 장시간 지연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장시간지연기준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따라 국내선은1시간, 국제선은 2시간이상을 기준으로 한다. 인천공항의 경우 전체운항편수는 1만4932편이고, 이중 2시간 이상 장시간 지연은 0.7%, 98건이다. 제주공항은 전체운항편수가 6586편이고, 이중 1시간 이상 장시간 지연은 2.3%, 154건이다. 인천국제공항의 전체 지연률은 23.6%였으며, 이 중 외항사 지연시간이 평균 42분으로 국적사(33분)보다 길었다. 특히 장시간 지연 편수는 국적사보다 외항사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오후와 저녁 시간대 출발편의 지연이 집중되면서, 장거리 노선 운항에 불편을 초래했다. 제주공항은 국내선 지연률이 20.3%로 나타나 인천공항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다만 제주공항에서는 기상 여건과 공항 혼잡이 겹치면서 1시간 이상 장시간 지연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특히 주말과 연휴 전후 시간대에 지연 건수가 크게 늘
(서울=뉴스트래블) 박민영 기자 = 싱가포르가 세계에서 여권 파워가 가장 센 국가로 선정됐다. 헨리 여권 지수(Henley Passport Index)에 따르면, 싱가포르 여권 소지자는 전 세계 227개 국가 중 193개국을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다. 헨리 여권 지수는 국제항공운송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IATA)가 제공하는 독점 Timatic 데이터를 기반으로 여권 소지자가 사전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목적지 수를 기준으로 전 세계 여권 순위를 매긴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190개국에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어 싱가포르에 이어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7개국(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독일, 아일랜드, 이탈리아, 스페인)이 각각 189개 국가에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어 공동 3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7개 회원국(오스트리아,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웨덴)은 188개 국가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어 공동 4위를 차지했다. 그리스, 스위스, 뉴질랜드는 공동 5위다. 글로벌 이동성 지수의 하위권에선 아프가니스탄이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렀다. 아프
[뉴스트래블=편집국] 프랑스를 여행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에펠탑 앞에서의 인증샷이나 루브르의 긴 줄을 서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지금 프랑스는 국토 전체를 거대한 ‘자전거 테마파크’로 재설계하고 있다. 유네스코 유산을 관통하는 ‘루아르 아 벨로(Loire à Vélo)’, 대서양의 파도 소리를 듣는 ‘벨로디세(Vélodyssée)’, 몽생미셸의 신비를 향해 달리는 ‘벨로세니(Véloscénie)’까지. 이 길들은 단순한 아스팔트가 아니다. 여행자를 프랑스의 속살 깊숙한 곳, 그들의 식탁과 삶의 현장으로 안내하는 가장 매혹적인 초대장이다.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프랑스 자전거 관광 활성화 정책 추진 현황」, 2025.12.19)는 이 변화가 우연이 아님을 증명한다. 프랑스 정부는 자전거 관광을 단순한 레저가 아닌 ‘국가 핵심 전략’으로 격상시켰다. 환경부의 5개년 계획과 ‘자전거 관광 국가전략(2030)’은 교통, 경제, 환경을 아우르는 거대한 청사진이다. 주목할 점은 디테일이다. ‘아키유 벨로(Accueil Vélo)’ 인증제도는 자전거 여행자에게 숙박부터 정비까지 완벽한 환대를 보장한다. 여기에 세계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